부시크래프트(Bushcraft)

15. 초보들이 겪을 야생에서의 7가지 Bushcraft 실패 경험

talk15487 2025. 7. 5. 07:46

대부분의 Bushcraft 이야기는 성공적인 생존기, 멋진 셸터 완성기, 불 피우기 성공담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진짜 배움은 ‘실패’에서 온다. 야생은 잔혹할 만큼 정직하고, 내가 준비하지 못한 부분을 가차 없이 드러낸다.

이 글에서는 초보분들이 한번씩은 겪어볼 7가지 실패담을 기록하고, 그로부터 얻을 실전 교훈을 공유한다. 이 글을 읽고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다면, 초보단계를 넘어서게 되었다는 것이죠.

초보들이 겪을 야생에서의 7가지 Bushcraft 실패 경험


1. “비오면 다 씻겨나가겠지” – 비탈길 셸터 구축 실패

실패 상황

산 중턱의 경사면에 셸터를 지었다. 물 빠짐도 좋고 시야도 트여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밤새 폭우가 내리자 셸터 바로 아래로 빗물이 계곡처럼 흘러내렸고, 내 침낭은 물바다가 되었다. 짐도 반쯤 쓸려 내려가고, 아침엔 추위에 떨며 산 아래로 철수해야 했다.

비탈길 셸터 구축 실패

교훈

셸터는 절대 배수 고려 없이 만들지 마라. 경사로에 텐트를 칠 거라면 반드시 물길을 파고, 바닥에 고임목이나 단을 쌓아야 한다. 평탄한 곳이 없다면 애초에 장소를 바꿔야 한다. 경사면에서 잠을 자다보면 뒤척일때마다 자연스럽게 몸이  조금씩 경사로 아래로 이동하게되면서 셸터 밖으로 몸이 나가거나 쉘터 기둥을 망가트릴 수 있게된다.

 


2. “비상식량 있으니까 불은 천천히…” – 불 피우기 실패

실패 상황

첫날 저녁엔 라이터가 잘 작동해서 밥도 해먹고 모닥불도 잘 피웠다. 그러나 둘째 날은 장작이 모두 젖어 있었고, 라이터는 바닥나고, 비상 파이어스틸은 익숙하지 않았다. 결국 젖은 나무에 불도 못 붙이고, 차가운 음식과 습한 옷으로 밤을 지새웠다.

불 피우기 실패

 

교훈

파이어스틸은 “장식품”이 아니라 “기술”이다. 연습 없이 야생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장비는 거의 없다. 사전에 적어도 10번 이상은 실습해야 한다. 또, 비상용 건조 티슈나 버크(birch bark) 같은 천연 점화제를 항상 챙겨야 한다.

파이어스틸 성공 팁을 얘기드리면,

스틱을 여러번 미리 긁어서 철 가루를 잔가지, 점화제에 충분히 뿌려놓고 나서 불꽃을 튀기면 불이 한번에 가루들이 불꽃을 튀면서 불이 붙게된다.

 


3. “그냥 땅에 자면 되겠지” – 매트 없이 잠자기 실험 실패

매트 없이 잠자기 실험 실패

실패 상황

매트를 안 가져가고 낙엽과 풀을 모아 바닥에 깔아보자는 실험이었다. 낮에는 땀 흘리며 고생해서 그럭저럭 잠들었지만, 새벽이 되자 등에서 올라오는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결국 한밤중에 벌떡 일어나 모닥불 근처에서 웅크리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교훈

매트는 ‘사치품’이 아니라 생존 장비다. 지면으로부터의 단열은 침낭보다 중요하다. EVA 폼매트, 접이식 은박매트라도 무조건 챙기자. 특히 봄·가을은 복병이다.

매트를 안가져왔다면, 바닥에 바로 낙옆이나 풀을 깔지 말고, 이미 부러져있던/떨어져있던 나무 잔가지들을 모아서 그것을 먼저 깔아 (10cm이상), 흙바닥으로부터 분리층을 만들고 나서 그 위에 낙옆을 깔아서 보온층을 만들게 되면 매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


4. “물은 계곡에서 끓이면 되지” – 정수 실패

실패 상황

정수필터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고, 계곡 물을 받아 끓여 마셨다. 그런데 끓일 물을 담을 깨끗한 용기가 없었고, 금속 코펠 하나에만 의존하다가 실수로 엎지르는 바람에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결국 탈수 상태로 하산.

교훈

‘깨끗한 물 + 용기 + 시간’ 이 세 가지가 다 갖춰져야 정수가 가능하다. 정수 필터는 필수품이며, 예비 용기와 정수 알약, 티슈필터, 면사포 등의 대안도 마련해 둬야 한다.

새벽에 나뭇잎이나 가지 등에 맺히는 이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나뭇잎에 맺힌 이슬


5. “스트링 하나면 뭐든 되겠지” – 타프 설치 실패

실패 상황

초경량 타프 하나와 5m짜리 스트링 하나로 1박2일을 버텨보자는 실험. 그러나 바람이 조금만 불자 타프는 파랗게 펄럭이며 무너졌고, 스트링은 나무껍질에 끼여 끊어졌다. 급히 패커블 우비를 덮고 새우잠을 잤다.

교훈

스트링은 최소 2~3가지 종류, 길이별로 챙기고, 예비 로프도 가져가야 한다. 타프는 폴대나 강한 고정점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한, **기본적인 타프 매듭법 (리지라인, 토트라인 히치 등)**은 반드시 익혀야 한다.

매듭법은 지난번 블로그에 올려놨으니, 참고해봐주시고요, 산속에서 스트링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칡덩이나 등나무 줄기 등이 있습니다.

 


6. “잡을 수 있겠지” – 사냥/채집 실험 실패

실패 상황

덫 하나, 손칼 하나로 무언가를 잡아보겠다는 무모한 도전. 2일간 아무것도 잡지 못했고, 오히려 손을 다쳐서 불편해졌다. 도토리, 산딸기, 취나물 등도 철이 지나거나 식별에 확신이 없어 먹지 못했다.

교훈

야생 채집은 ‘감’이 아니라 ‘지식’이 필요하다. 식물은 ‘먹을 수 있는 것보다 먹으면 안 되는 것’이 더 많다. 실제 식별 실습이 반드시 필요하며, 덫 사냥은 윤리·법률적으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평소에 산나물/산야초에 대해서 공부를 해두면 좋겠습니다. 다른 블로그로 자세히 준비해보겠습니다.


7.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 쓰레기 관리 실패

실패 상황

종이 조각과 은박지 포장지를 가볍게 묻어두었다. 그러나 며칠 후 같은 장소를 지나면서 야생동물이 이를 파헤친 흔적을 발견. 동물의 똥에서 플라스틱 조각도 보였다. 죄책감과 부끄러움이 엄청났다.

교훈

야생은 당신의 실수도 곧 자연의 피해다. 음식 포장지, 씹다 버린 껌, 라면 조각 하나도 끝까지 수거해야 한다. 나는 그 후로 모든 쓰레기를 진공팩처럼 압축해 가져오는 방법을 익혔다. 야생은 놀이터가 아니라 '내가 빌려 쓰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실패가 만든 나의 Bushcraft 철학

이러한 실패는 나를 부끄럽게도 했지만, 동시에 더 단단한 야전 철학을 만들게 했다.

  1. 사전 준비는 과할수록 좋다.
  2. 기술은 장비보다 중요하다.
  3. 자연은 관대하지만, 동시에 무정하다.
  4. 야생의 피해는 곧 나의 책임이다.

야생에서의 실패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 실패에서 무엇을 배우느냐이다. 글을 읽는 여러분은 꼭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더 나은 Bushcraft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


마무리하며

실패를 공유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진짜 경험’을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행위다. 지금 야생을 준비 중이거나, Bushcraft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나의 실패담이 훌륭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

🔥 자연은 정직하다. 당신의 실수를 그대로 돌려준다. 그 안에서 살아남는 건 결국, 배운 자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한 산나물/산야초 10개 기억하기”**을 소개할 예정이니, 관심 있으시면 즐겨찾기 해주세요!